비올리스트이며 바이올리니스트 박소현이 담아낸 세상의 모든 로망스

박한수 기자 2019-12-19 (목) 06:04 2개월전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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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영어 로맨스(romance)는 연애감정이다. 12세기 프랑스 투르바두르나 트루베르 같은 음유시인들이 쓴 시나 소설이 어원이다. 귀족부인을 지키는 기사도(騎士道)들이 펼쳐놓은 남녀 간의 달콤한 사랑이야기다. 희랍어나 라틴어가 아닌 일상어인 프랑스어다. 판타지 소설, 낭만, 감미로운 분위기의 비현실적 심리상태가 로망(Roman), 로망스가 되었다.

애틋함을 담은 로망스를 시대를 대표하는 캄파뇰리, 베토벤, 리스트, 요아힘, 비에냐프스키, 부루흐, 스벤슨,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도 단악장 형식으로 작곡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린츠 주립음대, 그라츠 국립음대에서 수학하고 학사, 석사 등 3개 학위를 취득한 바이올리니스트이며, 한편 비올리스트이기도 한 박소현은 클래식 거장들이 아끼는 가장 사랑스러운 기악작품인 로망스를 한 장의 음반에 모두 모았다. 녹음을 위해 찾아낸 작곡가들의 로망스가 무려 50여곡이 넘는다.

세상의 모든 로망스가 소니 클래식컬 레이블에서 출반되었다.

앨범의 첫 곡은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전 유럽으로 연주여행을 하며 이탈리아 양식을 전파한 캄파뇰리(B. Campagnoli, 1751-1827)의 이탈리아풍 로망스 A장조(Romance for Violin & Piano in A Major. arr. for Viola & Piano)다. 1897년에 초판이 출판된 것을 비올라로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 1906-1975)의 로망스(Romance for Viola & Piano from the Gadfly Suite)는 합스부르크 통치 하에 있던 이탈리아에서의 한 혁명가를 그린 1955년 작 소비에트 영화 갯플라이(the Gadfly)에 나오는 모음곡 중 8번째 곡이다. 쇼스타코비치의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이다. 박소현이 비올라로 연주한다.

요하힘(J. Joachim, 1831-1907)은 헝가리 출신으로 당대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였고, 밝고 아름다운 멜로디의 로망스(Romance for Violin & Piano in B flat Major, Op.2, No.1)를 1850년경 작곡했다.

비예냐프스키(H. Wieniawski, 1835-1880)는 쇼팽과 나란히 폴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로 낭만시대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1856년에서 1862년 사이에 내놓았는데 2악장(Romance from Violin Concerto No.2 in d minor, Op.22)이 바로 로망스다.

핀란드 출신 시벨리우스(J. Sibelius, 1865-1957)의 로망스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소품을 1914년 발표했는데 이 중 두번째(Romance for Violin & Piano in F Major, Op.78 No.2)가 향수가 느껴지는 밝은 기운의 로망스다.

베토벤(L. v. Beethoven, 1770-1827)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 1번(Romance for Violin & Orchestra No.1 in G Major, Op.40)은 귀가 더 심하게 멀고 실연의 아픔까지 겪고 있던 베토벤이 스스로에게 위로하듯 고요하고 잔잔하다. 1801년에서 1803년 사이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가 스벤슨(J. Svendsen, 1840-1911)의 대표작이기도 한 로망스 G장조(Romance for Violin & Orchestra in G Major, Op.26, arr. for Viola & Piano)는 매우 절제된 우아함을 선보인다. 1881년 노르웨이 최초로 전차를 들여온 엔지니어 할보 헤이어달(Halvor Heyerdahl)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이어서 막스 브루흐(M. Bruch, 1838-1920)의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로망스(Romance for Viola & Orchestra in F Major, Op.65)다. 그윽한 음색과 섬세한 긴장감이 돋보인다. 1911년, 73세의 나이에 작곡해 비올라의 낭만적인 음색이 매우 잘 표현된 작품이다.

매우 격정적인 리스트(F. Liszt, 1811-1886)의 1880년 작품 '잊혀진 로망스(Romance Oubliée for Violin & Piano in e minor, S. 527)'도 빼놓을 수 없다.

이렇게 모두 9곡 외에 보너스 트렉으로는 모차르트(W. A. Mozart, 1756-1791)가 1787년 작곡한 밤의 세레나데 4악장 중 2악장(Romance from Eine kleine Nachtmusik) 로망스다.

박소현은 음악에 관한 글쓰기도 열중해 현재 월간리뷰, 롯데콘서트홀 공식블로그에서 클래식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각종 기업이나 도서관, 학교 등에 클래식 특강 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저서 '우리 주변의 클래식'이 출판 예정이다.

그는 작년부터 세종문화회관,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해설이 있는 독주회 시리즈 '알쓸신클'을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2020년 2월 25일에는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All about romance' 앨범 발매 기념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피아노 연주는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학사, 석사와 미국 신시내티 음대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고신대, 창원대를 출강 중인 김은정이 맡았다.

내년 2월 25일 예술의 전당에서 있을 앨범 발매 기념 독주회에서는 베버,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 라흐마니노프 로망스가 더해져 연주된다. 이 곡들은 두번째 로망스 음반에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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